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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라이즈

콜라

간밤에 무리로 인해
오늘 아침의 나의 기상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도무지 반 가사상태인 이몸뚱아리를
깨우는 방법을 찾을 방도가 없었다.
홀로 생활한지 벌써 7년째
나름대로 터득한 아침 잠깨기를 총동원해보기로 했다.

먼저 모닝담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자판 쉬프트키 한쪽 태워먹었다.-_-
책상에 멍하니 앉아서 몇번 빨고 졸았나 보다.
큼지막한 총알은 키보드의 킨스킨을 뚫고 쉬프트키의 좌하단에
늘어붙기 시작했다. 줸장 T.T
산지 아직 두달도 안된 기계식키보드인데....

두번째 음악감상 -_-;;
디렉토리를 뒤적뒤적거리며
즐겨듣던 빠른템포의 음악들을 쥇오디오에 걸기시작....
근데 뭔가 귓가에 꼬물거리긴 했는데 이내
자판을 베개삼아 버렸고
나오는 음악들은 끝없는 리플레이를.....

세번째 냉수 반샷

최고로 권장하는 수면탈출법이며
자주 할시 건강한 장생활과 함께
아침을 똥때림 한판으로 상쾌하게 맞이할수 있다.
자 이제 나는 잠을 깨는거야
냉장고까지 가기 귀찮다
그러나 겨우겨우 몸뚱이를 굴렀드랬다.....

헉........-o-;;
물이 없다.
어젯밤에 물끓이는걸 깜빡했다.
줸장 혼자 살면서 제일 귀찮은게
밥, 빨래, 식수공급이렷다.
한동안 물끓이기가 너무 귀찮아서 피티병 두개를 가방에 넣고
출근한적도 있었다.
당근 회사의 질좋은 생수(6개월에 한번씩 꼬박꼬박 필터를 갈아줌 흐흐흐)
퍼오기 위해.....
근데 졸라 무겁다. 지하철 타고갈때 졸라 쪽팔린다.
글고 사장한테 걸렸다. 쪼잔한넘 같으니.....

아 이대로 다시 굴러 이불속으로 들어간단말인가
너무 절망적이었다.
근데 벌써 눈꺼풀은 천근만근, 몸은 강한 자력에 빨려드는듯
이불속으로 벌써 한발이 들어갔다.... 따숩다
@_@ 에벨레~~~~
기억이 막 가물가물해질무렵
문뜩 어제 마시다 만 콜라의 빨간라벨이 생각났다.

아!!! 콜라
필사적으로 다시 굴러
냉장고의 문을 열고
콜라를 단번에 나발(반쯤 남았나??)불었다.
뭔가 위장으로 밀려들어간다는걸 느꼈을때
이미 나의 몸과 콜라의 싱크로율은 80퍼센트
나는 이여세를 몰아 목구녕이 쎄 한걸 참고
한큐에 끝내버렸다.

우하하하하하!!!
졸음아 가라 우하하하하
이런 신기할일이
굳었던 팔다리가 풀리고
몸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역시 콜라는 내몸에 맞는 물이란 말인가!!!!

-_-;;;

내몸에 맞는 물은 아닌가보다.
쟈철 타고 가는 내내 뱃속에서 출렁출렁....
멀미가 날지경이었다.
사당서 내렸다.
이대로 가다간 내일 아침 '데일리 쭘' 일면기사에
'20대청년, 먹물오바이트로 아침 지하철승객 경악'
이라는 기사와 함께 불량주부와 구로막차에서
나를 패러디한 만화가 나올지도 모를일이었다.

안그래도 아침 안먹기를 밥먹듯 한터라
모닝위장은 그야말로 개걸레 수준인데
여기다 피자나 궁합이 맞을만한 콜라를 부어댔으니
오죽했으랴........

근데
그런데
근데 말이다.
.
.
.

나오늘 한시간 일찍 출근했다.

죽고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