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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라이즈

무제

#.1
오늘 아침 전체회의시간
내옆에 있어야할 나의 사수, K선임이 안보인다.
또 지각인듯.....
회사를 4년이나 다니면서
일주일에 필히 한번은 지각을 하여
무대리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K선임이었다.
급기야 그동안 웃는 낯으로
K선임 안왔나? 하셨던 두령께서도
오늘은 심기가 불편하셨는지
'지각한넘들 앞으로 감봉이야' 라는 엄포를 놓으셨다.
회의 끝나고 30분이나 흘렀나
초췌한 얼굴로 K선임이 회사 문을 빼꼼열었다.
어제도 술한잔 했나 부당.
말없이 내옆에 앉더니
나 왜이러냐? 나같은넘은 죽어야해 하며
자해성 멘트를 날리기 시작했다.
나는 늘 하는 안내멘트 '그럴수도 있는거죠' 를 연신 남발하며
사수를 달래주었으나
오늘은 좀 심각한듯 했다.
그동안 잦은 지각땜에 자명종을 벌써 3개째 그것도
시계방에서 최고로 시끄러운넘들만 구입했다고 하였으나
소용이 없었댄다.
요즘은 그넘들이 너무 조용해서 못깬다며
아예 시간을 맞춰놓으면 켜지는 텔레비전을 구입했다고 했다.
허나 이도 깊고 깊은 아침잠에 손을 든상태
볼륨을 점점 높이고 급기야 최고 볼륨까지 올렸는데도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선임은 오늘 현관문에 붙어있던 쪽지라며
나에게 종이쪼가리 하나를 건넨다.
거기에는 이렇게 써있었다.

******************************
옆집 302호 사는 사람입니다.
새벽에 텔레비전소리때문에
우리아기가 깨서 자꾸 울거든요
볼륨좀 줄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_-;;;

난 순간 이사람이 전생에 잠자는 숲속의 미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2
점심시간
회사 최고의 꼴통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던
Y이사와 합석하게 되었다.
오늘 점심이 얹히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뜰까 했지만 타이밍을 놓친터
어쩔수 없이 눌러앉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재수없는 주둥이를 나불대기 시작한다.

- D대에 모교수가 또 김정일을 찬양했다며?
- 하여간 우리회사도 D대 애들은 뽑지 말아야해...

순간 D대출신의 J모주임의 인상이 확 찌그러진다.

- 아 요새 노무혀니 정치가 개판이야
- 얼른 이명박시장같은 사람이 대권을 잡아야 우리나라가 살기 좋아질텐데
- 우리나라 위기야 위기

이내 내인상도 팍 구겨진다.
너무 티가 났는지
내앞자리의 H대리가 발로 나를 툭툭건든다.

미국서 쫌 산걸 가지고 자랑을 입에 달고 살고
친일파는 용서해야 한다고 하고
그때그사람들이라는 영화는 의도가 있는 영화라서 안본다고하고
영어의 공용어화를 주장하고
결정적으로 자기는 일생에 부끄러운 짓은 한번도 한적이 없다고 하는 Y이사

씨발넘아
니가 쓰는 회사 노트북의 포르노동영상은 어쩔꺼며
니가 가입한 XX사이트들에서 수집된 울회사 도메인땜에
스팸이 폭주하는거며
너땜에 퇴사한 인원이 올해 벌써 3명째라는걸 알기는 아냐?
아유 좆만한새끼 나이쳐먹었으면
나이값좀 해라

아씨발 소화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