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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라이즈

하비샴의 왈츠

나의 고딩시절 음악시간은


정말 곤욕중에 곤욕이었다.


불행히도 그시절 음악선생은

학생부 선생으로


늘 당구큐대를 들고 다니면서


애들을 개잡듯 잡는, 도대체 저인간이


음악선생인지 체육선생인지 구분이 안갈정도의


행동을 서슴치 않았다.


그양반 스타일이 오직 클라식!


클라식만이 진정한 음악으로

음악시간만 되면 입주위에 거품이 물리도록

클라식 자랑을 해대는거였다.

반항기가 얼굴에 철철 흘러넘치는 나같은 반골한테는


왜 한국사람이 국악을 안배우고

양넘의 클라식에 미쳐서 저리도 날뛰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기에


주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신공으로 수업을 때우곤 했다.

결정적으로 그 선생이라는 작자가 아마데우스 복사본 비됴테잎과

1000원짜리 저질 복사테잎에 클라식을 복사해서 5000원씩 받고

거의 강매를 시켰을때 아주 클라식에 정내미가 삼천리씩 떨어졌었다.


그러던 가운데

전람회가 대학가요제 대상을 먹고 곧이어 음반을 출시했는데


나름대로 신선하고 김동률의 능글맞은 목소리가 너무 좋은 나머지

냅다 음반을 구입한적이 있었다.


기억의 습작이나 하늘높이 같은 명곡과 함께

'쌩브라스를 써야 하는데' '니들은 돈걱정하지말고 ~~' 이런 나불거림이


들어있는 여행이라는 곡도 신선했지만

무엇보다 내귀를 심하게 자극했던 곡은 '소년의 나무'라는 노래였다.


단순한 춤곡의 종류로만 알았던 왈츠가 이렇게도 쓰인다는 사실이

내겐 너무나 신기할 다름이었고 그뒤로 내가 들었던 음악중에


유달리 오랫동안 귓가를 맴돌던 음악들은

대부분 단순한 삼박자 쿵짝짝으로 이뤄진


왈츠라는 사실에 무척 놀랐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들었던 내가 전적으로  


인정하는 한국의 디바 박정현의


'하비샴의 왈츠' 라는 곡을 들었을때 그 엄청난 몰입감이란.....


누군가 왈츠의 박자를 가장 원초적이라고 한걸 본적이 있다.


아주 오래전 누군가가 바위나 나무를 이런식으로 두들기며

흥을 돋구었겠지라는 생각을 하니 나름대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클라식클라식 나발 불고 다녔던 그 음악선생도 이런식의 접근이었더라면

내 지금도 클라식이 나오면 자동 수면모드로 들어가지 않았을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