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참 뉴하트라는 드라마에서
광희대학병원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중대병원에
아주 중요한 인사의 모친상으로 인해 방문을 하게 되었다.
2년 전엔 정말 일주일에 몇 번씩 가던 낯익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시간인지라 생경하기 이를 때 없었다.
만약 현재의 일터로 내려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커피 엄청 찐하게 한잔 타서
이제는 상사들의 눈을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깊숙한
강주임 아니다 지금쯤 대리 달았겠지... 강대리의 자리에서
업무보고를 준비하고 있었을 게다.
물론 그전에 미친 듯이 밀려오는
선릉행 2호선에 이젠 아무렇지 않게 가방에서 책을 꺼내
목을 약 70도정도 유지하며 꽤 많은 페이지를 봤겠지
귀엔 어젯밤에 받았던 재즈며 모던락이며
이것저것 쑤셔 넣은 엠피삼 이어폰이 걸려있겠고
아참 오늘은 땡쓰기빙 프라이데이니 약속도 잡아야하지....
교육학전공선생들이 안 보이는걸 보니
이미 어제 문상이 모두 끝났나 보다.
낯익은 박사과정 선생님들과 교수님들만 보여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하는데 그러고 보니
상당히 빨빨거리고 많이 돌아다녔나보다
인사하고 악수해야 할 사람이 여럿이다.
모시고 갔던 교수님은 이미 내가 모르는
박사전공자들 사이에서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신다.
학교를 좀 더 다녔다면 저 자리에 나도 껴있었겠지
하는 생각에 잠깐 실없는 웃음...
12시 전주행 막차라
몇 시간 앉아있질 못하고 자리를 털어야만 했다.
터미널로 향하는 택시는 한산한 늦은 밤거리를 쏜살같이 달렸다.
동작대교 밑을 지날 때
'전엔 여기서 우회전이었는데......'
라는 나도 모르는 낮은 읊조림이 있었다.
꼴에 서울에 발 좀 붙이고 살았다고 감상에 젖기는....
암튼 서울 참 멀다.
쉽게 범접하기 힘들기도 하고
오르내리기가 쉬운 동네는 아닌 듯하다.
지인의 문자대로 서울에 있는 게 이상할 정도로
나 역시 그새 어색해져 버렸나 보다.